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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매물·사모펀드 늘자…대형로펌 `인력 스카우트戰`

태평양·세종·율촌·화우 등
M&A 전문인력 속속 충원

가업승계 포기한 기업 많아
기업 매각하는 사례 늘기도

  • 송광섭,진영화 기자
  • 입력 : 2019.02.12 17:43:57   수정 : 2019.02.12 23: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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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국내 대형 로펌들이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인력을 속속 늘리면서 관련 자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매물이 늘어난 데다 규제 완화 영향으로 사모펀드(PEF) 수가 증가하는 등 상반기 M&A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가 부쩍 커졌기 때문이다.

12일 로펌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말부터 M&A 자문 경험이 많은 국내외 중견 변호사 등 7~8명을 새롭게 충원했다. 국내외에서 20년가량 M&A 업무를 담당한 최원규 미국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SK플래닛의 일본 법인인 SK플래닛 재팬 매각 등을 맡았다. 현재 M&A 담당 인원은 150여 명에 달한다. 법무법인 율촌은 최근 M&A 조직을 일반산업·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금융·사모주식(PE) 분야로 이원화하고 전담 변호사 4~5명을 영입했다. M&A 자문을 다수 맡으면서 꾸준히 인력을 늘린 결과 현재 M&A 담당 인원은 110여 명에 이른다.

법무법인 세종은 해외 M&A에 대비해 최근 외국 변호사 등 7~8명을 보강했다. 새로 영입한 강효영 영국변호사는 링클레이터스, 롭스앤그레이 등 해외 대형 로펌에서 다년간 M&A를 자문했다. 미국 로펌 시들리오스틴 등에서 에너지 관련 M&A를 맡았던 이경실 미국변호사도 영입했다. 또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 비법조 전문가들도 합류했다. 이들을 포함한 M&A 담당 인원은 총 80여 명이다. 법무법인 화우도 현재 70여 명으로 구성된 M&A 조직을 확대 개편하기로 하고 인력 영입에 나섰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바른·지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업계 움직임에 대해 무엇보다 올 상반기 M&A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을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우선 시장 부침에 따른 매물이 많아졌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대표적 사례가 구조조정과 맞물려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과 CJ헬로·딜라이브 등 케이블TV 업체의 M&A다. 연초 `빅딜`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은 예상 매각가가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이날 삼성중공업이 "인수할 뜻이 없다"고 밝히면서 최종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 CJ헬로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지분 53.9%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양사는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동종 업체인 딜라이브도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각가는 8000억~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자로는 KT와 SK텔레콤 등이 거론된다.

한 대형 로펌의 M&A 담당 변호사는 "매각가가 조(兆) 단위에 달하는 대형 M&A가 잇따르면서 올해 관련 시장이 활황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현재 맡고 있는 자문 건수만 따져봐도 예년에 비해 확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M&A를 목적으로 하는 PEF 수가 많아진 점도 시장 활성화 요인으로 꼽힌다.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최근 몇 년 새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역량을 갖춘 중견·중소 규모 PEF들이 이전보다 많아진 것이다.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다 보니 PEF가 보유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거나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들을 PEF가 사들이는 사례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일례로 신생 PEF인 오케스트라PE는 지난달 전자다트 생산 및 렌탈 업체인 홍인터내셔날을 1220억원에 인수했다.

또 지난해 출범한 PEF인 에이비즈파트너스도 최근 국내 1위 상업용 주방기구 제조업체 한일오닉스를 200억원에 매입했다.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가 추가로 완화될 것으로 보여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관련 입법도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고령에 접어든 중견·중소기업 창업자들이 은퇴를 앞두고 기업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M&A 트렌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가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상속·증여세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금 재원이 있어도 제조업체가 지방에 있으면 자녀들이 물려받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업승계 전문가인 최영륜 LAB파트너스 변호사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중견·중소기업 2세들은 해외 유학을 다녀왔거나 고학력인 경우가 많아 대체로 선친 세대와 지향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세금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업승계 요건도 워낙 까다롭다 보니 `이럴 바엔 차라리 파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송광섭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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