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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L] 이번엔 검사들이 말을 할까

  • 전지성 기자
  • 입력 : 2018.12.11 00:05:01   수정 : 2018.12.11 15: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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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6일 1심에서 면직처분 취소 판결을 받아냈다. 그는 지난해 4월 17일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을 각각 구속기소하고 불구속기소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나흘 뒤 4월 21일에 수사본부 검사들과 수사를 지원했던 법무부 후배 간부들에게 특수활동비로 저녁을 사고 격려금을 건넸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리엔 우 전 수석과 1000여 회 통화를 했다는 법무부 간부도 나왔는데 그가 수사 검사들에게 70만원씩 수사지원비를 건넸다. 우 전 수석의 불구속이 못마땅했던 이들은 그 70만원과 불구속이 관련 있을 거라는 의심을 했던 것 같다.

5월 17일 대통령이 직접 감찰을 지시했다. 6월 16일 검사징계위원회가 이 전 지검장 면직을 결정했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그대로 처분했다. 검찰은 그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도 했다. 6개월 만에 1심에서 무죄가 났지만 검찰이 항소하고 상고해 올해 10월에야 무죄가 확정됐다.

면직처분 취소소송은 청탁금지법 무죄 확정을 반영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징계사유 4가지를 판단했다. 특활비 사용은 부적절했다고 봤다. 청탁금지법 위반은 아니라고 했다. 부적절한 저녁 자리로 검사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했다는 점과 하급자들 지휘·감독에 게을렀다는 점은 지적했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는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지침`이 금지한 `금품·향응 수수`로 보기 어렵고 이 전 지검장이 사익을 취한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최대한 무겁게 판단해도 면직 처분은 "내부 기준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면직 처분은) 비위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봐야 하며 그 때문에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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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결은 "징계권의 행사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는지는 (중략) 여러 사정을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01년, 2017년 등)를 근거로 삼았고 검찰 내부 지침도 정확하게 따졌다. 사건 당시부터 판사, 검사들이 예상한 것과 같다. 새로 안 사실도 하나 있다. 우 전 수석과 법무부 간부의 `1000여 회 통화`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
문자를 포함해 160여 회였다고 판결문에 적혀 있다.

이제 이 사건은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검사들은 이 판결문을 읽어보면 좋겠다. 이 전 지검장의 동료와 후배였던 검사들에게, 결국 이리 될 걸 모두 다 알았을 텐데 왜 그땐 아무 말도 못했는지 묻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법무부 장관(면직취소 소송의 피고)이 이 판결에 항소하면 검사들이 이번엔 뭐라도 말을 할까 궁금하다.

[전지성 사회부 법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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