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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방중 띄우더니…회담 내용은 美자극 안하려 전략적 침묵

金, 27시간 머문 후 北귀환

환영만찬·의제 모두 비공개
김정은 경제시찰행보는 부각

제약사 `퉁런탕` 둘러본 후
최고급 북경반점서 習와 오찬

`성대한 생일상`에 金 존재감
北제재 관련 지원요청 관측도

  • 안정훈_51기 기자
  • 입력 : 2019.01.09 17:50:11   수정 : 2019.01.09 23: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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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4차 訪中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마지막 날 화두는 경제였다. 양국은 미국을 의식한 듯 북핵 문제와 대미 외교 등에 대해서는 일제히 함구하면서 김 위원장이 중국의 경제기술개발구를 방문해 그의 관심사 중 하나가 경제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이 대북 경제제재와 관련해 지원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9일 방중 사흘째를 맞은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제약회사 `퉁런탕`을 전격 방문하며 하루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는 1994년 8월 국무원이 베이징 유일의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한 곳이다. 김 위원장이 이곳을 찾은 것은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살펴보고 북한 실정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은 이날 오전 8시 50분쯤(현지시간) 숙소인 댜오위타이를 나섰다. 김 위원장을 태운 차량 행렬에는 7대 정도의 버스와 구급차가 따라 붙었고, 수십 대의 사이드카가 호위했다. 김 위원장 전용 차량은 오전 9시 30분 무렵 베이징 동남부 지역인 이좡의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생약 제조업체 퉁런탕 공장에 도착했다. 퉁런탕은 청나라 강희제 시대부터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 생약 제조기업이다. 김 위원장이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북한 산간에 약초가 많은 점을 고려해 약초 산업을 현대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그가 퉁런탕 공장이 자리 잡고 있는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를 찾은 것도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경제 발전`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중국의 첨단기술 현장 시찰 일정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베이징의 유일한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인 이곳은 첨단 제조, 항공우주 등 산업이 집약돼 있으며 노키아, 벤츠, GE 등 세계 500대 기업 77개사를 포함한 4800여 개 기업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베이징의 정보기술(IT) 단지인 중관춘 방문에 이어 이번에는 첨단기술의 요람인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를 찾은 것은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와 과학 분야 발전상을 둘러보고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퉁런탕 공장을 20~30분 정도 둘러본 뒤 오전 10시 40분 무렵 숙소인 댜오위타이로 돌아갔다. 이어 정오쯤 다시 댜오위타이에서 베이징 최고급 호텔인 베이징판뎬(베이징반점)으로 향했다. 이곳은 중국 수도인 베이징을 대표하는 호텔로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귀빈과 고위 관리들이 주로 묵는 숙소다.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베이징판뎬 외부에는 공안뿐만 아니라 귀빈 전용 구급차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차량까지 배치되는 등 전면 통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베이징판뎬에서 시 주석 부부와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기간 총 27시간13분 베이징에 머물렀다. 시 주석과는 최소 6~7시간 이상 함께 시간을 보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방중을 통해 여러 가지 소득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생일을 중국의 성대한 만찬을 통해 공식화했으며 본인의 존재감을 국제사회에 부각한 것이 큰 소득"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해 방중에 비해 정상외교의 느낌을 더 드러냈다"며 "대외무대에서 산업단지를 시찰하는 모습을 통해 김 위원장이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세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만 연일 보도한 채 북·중정상회담과 만찬 회동에 대해서는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전략적 침묵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현재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을 북·중 모두가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은 잇따른 회동에서 중국의 지지를 요청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9일 오후 귀국길에 올랐으나 중국과 북한 모두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과 중국 매체들이 이번 방중 소식을 거의 비슷한 시각에 발표한 것처럼 김 위원장이 중국을 빠져나간 뒤 정상회담 결과를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용어 설명>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 1994년 지정된 베이징의 유일한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하이테크·우주 관련 산업이 집약돼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에 방문한 중국의 대표 제약기업 퉁런탕을 포함해 노키아, 벤츠, GE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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